[블랙야크 명산 100] 감악산+소요산 (2022.06.12)
어엿 7개월만에 다시 오르는 명산 100이다.
사실 등산을 아예 안 간 건 아니었고, 3월에 훈련소를 다녀온 뒤 4월에 회사 아재들이랑 청광종주라고 청계산으로 올라가서 광교산으로 내려오는 죽음의 산행을 하긴 했었다. (걸음 수 51650보가 찍힌..)
뭐 아무쪼록 간만에 다시 명산을 오르기로 했다. 지금까지 21개의 산을 올랐었고 이번은 22번째다.
이번에 오를 산은 감악산, 그리고 근처에 있는 소요산을 같이 오르기로 했다.
감악산은 수원 기준으로 지하철+버스로 이동시간만 3시간 가량 걸리는 극악무도한 거리에 있는 산이다.
뭐 차로 이동해도 100km 이상 가야 하기도 하니.. 거리 자체가 꽤 멀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명산인 감악산과 소요산이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이다.
편도 3시간, 왕복으로는 6시간으로 등산 시간보다도 더 긴 시간을 이동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렇게 2개의 산을 같이 오르기로 계획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거의 첫차를 타다시피 하고 덕정역까지 이동한 다음에, 내려서 덕정역 앞 즉석김밥집에서 김밥 두 줄을 포장했다. 아침으로 한 줄, 점심으로 한 줄 먹을 계획이다.
여기서 25-1번을 타고 약 30분 정도를 더 이동하면 감악산 출렁다리 입구까지 쉽게 도착할 수 있다.
감악산은 크게 모난 것 없는 산이다. 출발 지점의 높이가 200m 가량이어서 높이로 약 400m~500m 정도를 올라가야 하는데, 한국의 가장 표준적인 난이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꽤나 급한 경사가 끝없이 계속 이어져서 꽤나 힘들다고 느껴진다. 그냥 1시간 꾹 참고 간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정상이 꽤나 넓직하다. 우람한 강우레이더가 잘 지어져 있고 무슨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판다.
그런데 햇빛을 피할 만한 그늘이 조금 마땅치가 않아서, 나는 그냥 인증하고, 최소한의 정비와 휴식만 취하고 빠르게 내려왔다.
소요시간은 전체적으로 1시간 정도로 짧은 산행이었다.
갈 때는 바삐 올라가느라 안 들렸지만, 올 때는 감악산의 명물이라는 출렁다리를 올라가봤다.
크흐.. 아주 멋지다. 처음으로 가본 출렁다리였다.
감악산 출렁다리가 출렁다리의 거의 원조 격이라고 한다.
나는 조금 무서워서 빨리 뛰어서 건너갔다 ㅎㅎ
25-1번을 타고 다시 덕정역으로 복귀했다.
아침에 샀던 김밥을 먹고, 근처 버거킹에서 아메리카노 2잔 때리고, 환승시간이 끊기기 전에 서둘러 지하철을 탔다.
다음은 소요산이다. 소요산은 여기서 1호선을 타고 위로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다.
항상 1호선 종착역으로 접해봤던지라 익숙했다.
소요산역에서 내리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진짜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이런 외진 역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내리는게 너무 신기했다.
다들 소요산을 가시나 했는데, 소요산 가는 길에 있는 관광지가 아주 축제가 있는 것처럼 핫했다.
뭐랄까 노인들의 홍대 같았다. 이곳저곳에서 버스킹(?)이 벌어지고,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있었다.
역시 놀기 좋아 하는 건 전 세대 다 공통이 아닐까 싶다.
여기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마음맞는 사람들과 문화를 조성해나가는 것 같아서 신선했다.
서울의 메인 거리들은 젊은 세대 위주로 문화가 조성될 수밖에 없으니, 동두천 쪽 변방으로 밀려나게 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난 그냥 구경하면서 빨리 소요산으로 향했다. 입장료 2000원 있었다...
소요산은 정말, 진짜진짜 힘들었다.
사실 이게 2번째 산으로 간 거라 훨씬 더 크게 다가왔을 것 같기도 한데, 오르막이 진짜 끊이지 않고 계속 있어서 정말 진이 빠졌다. 마지막 구간 올라갈 때는 악을 쓰면서 올라갔다.
한숨 돌리고 경관을 보니 아주 멋있었다. 한 컷 찍어봤는데 역시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
소요 시간, 높이, 접근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에서 가보기 아주 좋은 산이라고 생각된다.
올 때도 지옥의 지하철을 타고 3시간 가량 걸려서 왔다.
동두천~수원을 되돌아오는 만큼 만약 수원에서 남쪽으로 간다면 거의 세종시까지 갈 수 있다.
엄청 먼 거리지만, 그래도 붙어있는 두 산을 한꺼번에 올라 이동시간을 많이 아낀 것 같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