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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철도 개설에 따른 편익 계산

Jeonggyun 2025. 1. 1. 01:20

우리는 무언가 일을 할 때 보통 가성비를 따지곤 한다.
도로나 철도 같은 대규모 개발을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로 가성비를 따져보는데, 이를 보통 편익-비용 분석이라고 한다. (소위 B/C)
여기서 B는 Benefit, C는 Cost의 약자로 B/C가 1이 넘으면 투자 비용 대비 편익이 더 크다는 뜻이 된다.
투자 비용이야 이해가 가는데, 편익이란 무엇인지 좀 모호해보이며, 그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는 조금 더 어렵다.
 
일반적인 예비타당성조사를 실행할 때 편익을 어떤 식으로 계산하는지, 유명한 GTX-A의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2014년자)를 토대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족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의 편익 계산 방식은, 살면서 "효율성을 이런 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의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어 한번쯤 꼭 읽어보면 좋을 문서라고 생각한다.
https://kdi.re.kr/research/reportView?&pub_no=13774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사업 - KDI 한국개발연구원 - 연구 - 기타 보고서

kdi.re.kr

 
 

0. 시나리오 설정

먼저 대표적인 정책 실행 방향에 따른 몇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한다.

시나리오별 내용

예를 들면 위와 같이, 환승할인이 되도록 만들 것인지/별도 요금제로 할 것인지,
3개의 노선을 동시에 건설할 것인지, 하나씩만 할 것인지 등이다.
GTX-A의 예비타당성 조사는 위와 같이 환승할인이 안되는 시나리오 1, 환승할인이 되며 한번에 건설하는 시나리오 2-1, 환승할인이 되며 개별노선만 건설하는 시나리오 2-2(A, B, C 3가지)의 총 5가지 케이스를 나누어 조사를 실시하였다.
 
참고로 이 조사에서는 GTX-A를 개별 건설하는 시나리오 2-2A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였으므로(B/C > 1), 아래 내용들은 시나리오 2-2A를 기준으로 서술할 것이다.

각 시나리오별 결과

 
그럼에도 지금 시점에서 GTX-B, GTX-C 건설이 추진되는 이유는 이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수행하여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GTX-C는 2018년에, GTX-B는 2019년에 각각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였다. 다시 수행할 때 통과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는 계획을 조금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으며(역을 뺀다거나, 기존 선로를 이용한다거나), 무엇보다 매 해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새 경로 상에 신도시가 생겨서 편익이 증가한다거나)
여기서 예비타당성조사의 맹점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조사 후 실제 개통까지 10년 쯤에 걸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예측했던 가정들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가령 2014년에 지금과 같은 지방 소멸이나 저출산을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었을까...)
 
 

1. 도로/철도 개설에 따른 편익이란?

새로운 도로/철도가 생긴다고 생각했을 때, 대충 생각해보면 당연히 덜 막히고 더 빨리 갈 수 있을테니 시간과 연료가 절약되고, 대기오염도 덜 발생할 것 같기도 하고(?) 정도가 떠오른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계산하는 항목들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며, 아래 5가지 항목들을 계산한다.

 
 

1-1. 통행시간 절감편익

통행시간이 1시간 줄어들었을 때 얼마의 이득이 발생하는지를 각 교통수단별로 계산한 뒤 감소한 통행시간을 곱해주는 식으로 계산한다.
승용차의 경우 평균적으로 1대에 업무 중인 사람은 0.226명, 비업무중인 사람은 1.104명이 타고있기에 업무중인 사람은 시급 18626원, 비업무는 6091원으로 놓고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각 차종별로 1시간당 편익이 나온다.

우리 모두 시간 가치가 5배 높은 버스에게는 길을 양보해줍시다(?)

 
그렇다면 차종별 통행시간가치는 나왔는데, 감소한 통행시간은 어떻게 구할까?
이건 아쉽게도 상세한 데이터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적절한 가정과 함께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릴 것으로 추정된다.

경부고속도로와 강변북로, 국도 77호선과 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광명고속도로의 통행량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나리오 2-2A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안 나와있긴 한데, 시나리오 2-1에 대해서는 각 도로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도 있긴 하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GTX-A노선 건설 시 매년 2500억원 정도의 통행시간 절감편익이 발생한다.
 
 

1-2. 운행비용 절감편익

이것도 거의 같은 식으로 계산한다. 다만 이번에는 시간이 아니라 운행비용을 계산한다.

승용차 기준으로 시속 x km/h로 달릴 때 km당 비용은 위와 같이 정의된다. 
다른 건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보이는데, 유류비가 조금 적어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유류비는 km당 약 100원이다.
 
이 부분의 실마리는 도로/철도 부문 편익 산정 기준을 참고하면 알 수 있다.
아래 상세 내용은 상당히 기니, 흐름을 위해 접은 글 안에 넣어둔다.
 

더보기

2010년은 너무 옛날이라서 약간 찾기도 힘들고 값도 이상하고 하니 최신판으로 봐보자.

https://pimac.kdi.re.kr/study/study_view.jsp?pub_no=17190&pageNo=2&classcd=F7#%EC%9B%90%EB%B3%B8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지침연구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을 위한 세부지침 도로·철도부문 연구 저자이승헌 부문예비타당성조사지침 면수401 page 발행2021.05 목차 PDF 원본 프린트 닫기 목차 제Ⅰ장 연구 개요  제1절 지침

pimac.kdi.re.kr

<표 V-2> 속도별 차종별 유류사용량
<표 V-3> 유류가격의 구성
<표 V-4> 사용연료 종류별 단가
<표 V-5> 속도별/차종별 유류비

조금 많기는 한데, 계산 방식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표 V-3>에서 실질가격을 사용하였는데, 여기서 실질 가격에서는 B-A가 빠진다. 즉, 유류세가 빠진다.

편익 산정은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이득을 따지기 때문에, 단순히 국민->국가로 돈이 이동하는 세금은 포함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2. <표 V-4>에서 휘발유/경우/LPG 3가지 타입으로 연료에 따른 총 주행거리 비율을 구한 뒤 가중평균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위 가격은 2015년 기준 가격으로, 2019년 가격은 소비자 물가지수인 104.9를 곱해서 구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유류비를 산정할 때는 세금을 제하고 구해서 낮게 나온다.

같은 계산 방식으로, 실질적인 소비자 입장에서의 차량 운행비용을 구해보면 아래와 같다.

(2023년 기준, 승용차, 휘발유 기준)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굳이 소비자 물가지수를 이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오피넷에서 찾은 2023년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42.98원이다.

차속 (km/h)유류사용량 (l/km)연비 (km/l)유류비 (원/km)
100.1483936.74243.81
200.09486610.54155.86
300.07303113.69119.99
400.06175316.19101.46
500.05542118.0491.06
600.05196619.2485.38
700.05052519.7983.01
800.05078619.6983.44
900.05280418.9486.76
1000.05702917.5393.7
1100.06459515.48106.13
1200.07826812.78128.59

 

마지막으로 이 표까지 이용하면 2023년 기준 값을 구할 수 있다.

2019년->2023년의 소비자 물가지수를 이용하여 1.122배 하면 된다.

요약하면 저건 유류세를 뺀 금액이라 저 정도고, 소비자 입장에서의 금액은 아래의 표에 따로 계산해보았다.

정균 제작 2023년 기준 가격

친구들과 등산갈 때 교통비를 km당 130원이라는 가격으로 정산 중인데,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아무튼 GTX-A노선 건설 시 운행비용 절감편익은 아래와 같이, 매년 800억원 정도씩 발생한다.

 
 

1-3. 교통사고 절감편익

차량 운행이 줄어들며 교통사고 발생이 감소하는 데서 오는 편익도 있다.

위와 같이 도로 유형별 교통사고 발생비율과, 발생했을 때의 사상자 1인당 손실비용을 이용해 계산한다.

사망의 경우 5억 8428만원의 손해, 부상은 2388만원의 손해로 산정한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여 매년 300억원 정도의 교통사고 절감편익이 발생한다.

 
 

1-4. 환경비용 절감편익

다음은 환경오염이 줄어드는 데에서 오는 편익이다.
크게 대기오염과 소음이 있다. 소음은 계산 과정이 너무 어려워서 생략하고, 대기오염은 아래 표로 요약 가능하다.

대기오염비용

자동차로 1km를 갈 때마다 사회에 10원 어치씩 대기오염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아무튼 GTX-A노선의 건설을 통해 매년 150억원 정도의 환경비용 절감편익이 발생한다. 생각보다 무시 못할 수치이다.

 
 

1-5. 주차비용 절감편익

이건 일반적으로 계산에 넣는 항목은 아니지만, GTX는 주로 출퇴근 용으로 사용되어 도심의 주차 대수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대충 주차료는 시간 당 1800원 수준이고, 여기에 감소되는 주차시간을 곱해서 계산하였다.
 

GTX-A노선의 건설을 통해 매년 100억원 정도의 주차비용 절감편익이 발생한다.
 
 

1-6. 공사 중 교통 혼잡으로 인한 부(-)의 편익

KDI가 얼마나 꼼꼼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편익은 개통한 뒤의 일이고, 개통 전까지는 오히려 교통 혼잡으로 인한 역효과를 가져온다. 이를 -로 해서 편익에서 빼주는 작업까지 진행한다. 매년 약 100억원 정도의 마이너스 편익이 발생한다.
 
 
 

2. 마무리

이제 이걸 바탕으로, 약 50년간 GTX-A 노선의 개통으로 발생할 비용과 편익을 쭉 합산해보면 된다. (근데 왜 부의 편익을 2015년에만 뺐지..?)

비용의 합계는 29,125원 / 편익의 합계는 38,817억원임을 알 수 있다.
B/C는 38817/29125 = 1.33이 나온다.
투자 대비 편익이 더 큰 사업이다.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