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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대학원 면접

Jeonggyun 2019. 5. 24. 20:47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대학원 면접을 봤다.


면접 방식은 학부 때 배운 것을 5분간 영어로 발표하고, 그 후 약간의 학과 지식 질문과 평범한 질문들을 대답하면 된다.


나는 네트워크 플로우 알고리즘을 발표했다. 뭐.. 컴퓨터 알고리즘 시간에 배운 것 중 흥미로운 부분도 많고, 생각보다 내용도 간단해서 발표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영어로 5분이나 발표하는 것은 무슨 주제이던지 간에 상당히 힘들다. 토익 800점이 넘는데도 말하기는 참 버겁다. 내가 유독 영어 말하기를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전날 스크립트를 열심히 외우고, 열심히 연습을 해서 그런지 다행히 영어 발표는 예상외로 순조롭게 진행하였다.


이어서 질문들이 들어왔다.


왜 이 주제를 골랐냐고 물으시길래, 간단하지만 유용하면서 아름다운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해서 골랐다고 대답했다.


다음으로, 포드-풀커슨 메소드는 source와 sink가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하도록 만드는 컷 중의 최소 컷을 구하는데, 전체 그래프에서 최소 컷(Global mininum cut)은 어떻게 구하냐고 물어보셨다.

이 질문은, 내 예상을 전혀 뒤엎는 질문이었다. 일반적인 그래프에서 최소 컷을 구하는 문제는 생전 접해 본 적도 없다. 재빨리 머리를 굴려봤지만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모른다고 했다. 적당히 노드를 두 개 골라 플로우를 계산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약간 힌트를 주시는 듯 했지만, 그 방법으로 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구한 최소 컷이 그래프 전체의 최소 컷과 같은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무쪼록, 끝나고 약간 어이가 없어서 찾아보니 Global minumum cut을 구하는 알고리즘은 Stoer–Wagner algorithm, Karger's algorithm 두 가지가 있었는데, 말씀하신 것은 Stoer–Wagner algorithm에 가까운 듯 했다. 진정 이것을 의도하신 질문이라면, 아.. 내 지식 선에선 대답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다음으로 학과 질문을 물어보셨다.


첫 번째는 파이프라이닝을 설명하라는 질문. 예상문제 리스트에 있었기 때문에 공부해간 대로 한 instruction을 수행하는 데에 여러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들은 병렬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병렬적으로 수행하여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대답을 했는데, 디테일한 부분을 조금 많이 틀린 것 같다. 중간중간 지적을 몇 번 받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마다 파이프라인 레지스터가 있는데, 이 레지스터는 어디에 쓰는 것이냐고 물었고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 책을 대충 살펴보니 각 명령어별 PC와, 계산한 데이터 일부가 저장되는 것 같은데 자세한 것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봐야 알 것 같다.


둘째로, DP와 그리디 알고리즘이 어떻게 다른지, 포드-풀커슨 메소드는 어떤 것에 속하는지 물어보셨다. 솔직히 둘이 비교할만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답은 그리디는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고 DP는 각 경우별로 계산하여 저장하고, 그 중에 고르는 것이라는 대답을 하였다. 포드-풀커슨 메소드는 당연히 그리디에 더 가까워서 그리디라고 했다.


셋째로, DP랑 분할 정복이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셨다.

깔끔하게 대답하지는 못했지만, 둘 다 문제를 subproblem으로 쪼개는 것은 같지만, 분할정복은 그 결과를 바로 합치면 되고 DP는 문제의 결과를 어딘가에 저장을 해 놓아서 나중에도 사용한다는 식의 대답을 했다.

지금 찾아보니 분할정복은 소문제가 서로 독립적이지만, DP는 소문제가 독립적이지 않아서 소문제간 중복이 일어난다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분할 정복에 메모이제이션을 적용한 것이 DP 아닌가? 그 둘을 굳이 구분을 해야 하나? 솔직히 나는 이런 류의 질문에 대해 잘 대답을 하지 못한다. 어떠한 문제를 딱 주고, 이게 DP 문제야 분할정복 문제야? 라고 묻는다면 애매한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대답을 전부 다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 같아, 질문을 조금 더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학과 질문은 여기까지였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질문들을 하고 끝냈다.

컴시랑 시프 학점은 왜 이리 좋지 않냐, 석사까지 할 거냐 박사까지 할 거냐, 어떤 교수님 랩에 들어가고 싶냐,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냐 등의 질문이었고, 적당히 대답했다.


면접 결과만 본다면, 솔직히 탈락할 것을 강하게 확신한다. 살면서 이렇게 면접을 망한 적은 고1 영재원 면접 이후 7년만이다.


물론 억울한 면도 있다. os 내용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올 거라 생각해서 밤새 그 부분만 중점적으로 봤는데, os 질문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수학이나 확률 질문도 자신있었지만 물어보지 않으셨고, 알고리즘도 다른 질문이었다면 더 대답을 깔끔하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취약한 질문만 물어보셨다. Global min cut을 묻는 문제는 솔직히 압박면접이 아니면 물어보면 안됐던 질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전적으로, 컴퓨터 구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내 탓이다.

웬만하면 합격하는 것이 자대 대학원인데, 정말 내가 졸업자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실력이 부족한 것인지, 손에 꼽을 정도로 면접을 조진 것인지, 주제를 정말로 이상하게 고른 것인지 참 궁금하다. 탈락한다면 6개월간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천천히 되돌아봐야겠다.


DGIST 대학원을 탈락한다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군대 문제가 꼬이게 된다는 점이다. 현역은 애초에 고려 대상도 아니고, 공익을 가는 것도 싫지만 그 싫은 공익조차도 원한다고 바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악의 경우 군 문제를 끝내는 데에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석사를 딴 후 전문연구요원을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 강제 헌납해야 하는 2~3여 년의 시간을 가장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 슬프다.




// 2019.09.06 내용추가

합격 직후 Global minimum cut을 질문하셨던 교수님을 찾아가서 간단히 면담을 했는데, Stoer–Wagner algorithm, Karger's algorithm이라는 답을 의도하신 것이 맞다고 하셨다(...)

대학원 랩실이 배정될 때 추가적인 한 번의 면담을 더 가졌는데, 의외로 내가 발표했던 내용이 굉장히 인상 깊으셨다고 하셨고, 면접 때 답하지 못한 질문을 다시 물어본 것도 좋아보였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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