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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2017)

Jeonggyun 2018. 12. 23. 06:03

알파고(Alphago) / 2017 / 미국 / 그렉 코스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 많은 SF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의 HAL9000, 아이언맨의 자비스, 또는 영화 AI의 인공지능들.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인간과 대화를 하며, 부탁하는 일이나 질문 등을 척척 처리하곤 하며, 가끔은 인간처렁 감정을 가진다.


그런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여기 현시대 인공지능의 최정점인 알파고가 있다. 누구나 알겠지만 알파고는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이 벌인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워낙 유명하니 생략한다.


결과적으로 알파고는, 이세돌을 4대 1로 이기며 판을 승리로 끌어간다. 대결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진정한 무서운 점은, 바둑이 기계에게 정복당했다는 간단한 사실이 아니다. 사실 인간이 기계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분야는 많다. 예를 들어 덧셈 같은 간단한 계산. 1초에 1억 번 넘게 계산하는 컴퓨터를 사람이 무슨 수로 이기겠는가. 체스 같은 게임은 20년 전 이미 정복당했다.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적어, 결국 우월한 컴퓨팅 파워로 많은 수를 탐색하기만 하면 이겼던 것이다.


하지만 바둑은 어떤가? 바둑은 인간 지성의 종착역으로 취급받아왔다.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 그러한 바둑이 기계에게 정복당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주요한 의문을 던진다. 과연 인간 지성이란 무엇인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하긴 한 걸까?


알파고가 사용한 neural network를 사용하면 기존에 컴퓨터로 하기 어려웠던 이미지 인식이나 음성 인식 등도 굉장히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존재하기는 할까? 나중에 기계가 더 발전한다면 기계와 인간의 차이가 존재하긴 할까?


영화 알파고에서는 알파고를 만들고, 판후이와 또 이세돌의 대결을 준비하고 또 진행하는 딥마인드 팀의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나있다. 인공지능 개발 현장에서의 그들의 노력, 알파고의 오류와 취약점을 찾아내고 분석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자신의 꿈에 몰입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랄까.

특히,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도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가령 명장면인 78번 수를 두는 장면을 보자. 바둑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은 중앙을 꿰뚫는 78번 수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모른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중계진들의 탄성, 승률이 낮아졌다고 당황해하는 딥마인드 팀, 인간이 두면 1만분의 1의 확률로 둔다는 간략한 설명만으로 사람들은 그 수가 의미있는, 천재적인 수임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는 기적같은 틈을 찾아내 알파고를 이긴 이세돌의 모습, 그리고 알파고를 다루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약간의 안도감과 따뜻함을 준다. 4번 대국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세돌의 모습은 그저 빛..


왓챠 별점: ★3.8

내 별점: ★5.0



몇 개의 리뷰를 읽어보던 중, 흥미로운 리뷰가 있어 공유한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4594113&code=162393


"지식을 이해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알고리즘하여 사고를 확장하고 더 나아가 상업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천재성"

에 초점을 맞춘 리뷰다. 실제로, 구글의 시가 총액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기간 동안 58조 원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자본주의에서 부는 하나의 계급이다. 압도적인 두뇌로 부를 창출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일반 사람보다 더 우등한 하나의 생명체로까지 보인다. 세상의 천재들이 연합하면 그들을 이기는 것은 가능할지, 동경스러움을 넘어서 두려움까지 생기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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