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아가씨(2016) 본문
아가씨(The Handmaiden) / 2016 / 한국 / 박찬욱
명작. 줄거리가 상당히 인상깊어, 줄거리를 한번 쭉 훑어보고 싶다.
줄거리는 크게 3장으로 구성되며,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3명, 히데코와 숙희, 백작이다.
배경은 일제 강점기 시절. 숙희는 히데코의 시종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실 숙희는 백작과 함께, 히데코의 재산을 등쳐먹기 위해 지능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백작이 히데코를 꼬시고, 숙희는 옆에서 꼬드겨주는 역할. 도둑의 딸인 동시에 장물아비의 집에 사는 숙희의 천박한 면들이 보여진다. 대표적으로 재물을 탐하는 모습과 욕설을 하는 모습.
하지만 히데코는 숙희의 생각 이상으로, 예쁘고, 맑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평생 저택 안에서, 책을 낭독하며 살아가던 사람. 누구든 천연의 맑은 것을 보면 훼손하고 싶지 않은 법이다. 백작에게 사랑에 빠져가는 히데코를 보며 숙희는 양심의 가책, 연민, 그 모종의 것들이 섞인 감정을 느낀다. 아무 것도 모르는 히데코에게 사랑이 뭔지, '사랑'이 뭔지 알려주는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
때문에 숙희는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재물에 대한 욕심과 백작의 설득에 결국 작전을 지속하고, 작전대로 백작과 히데코는 결혼을 하게 되며 히데코는 정신병원에 감금될 위기에 처한
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정신병원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녀인 줄 안다며 오히려 숙희를 잡아간다. 그렇다. 이 작전의 희생양은 사실 숙희였던 것이다.
그렇게 2장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히데코의 이야기다.
히데코는 평생을 저택 안에서 지냈지만, 사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지경이었다. 히데코가 했다는 '낭독'은 사실, 야설을 변태 늙은이들 앞에서 읽어주는 일이다. 히데코의 이모가 자살한 것도 그 이유. 그런 생활을 하고 있던 히데코에게 백작이 접근한 것이다.
백작은 히데코가 절대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히데코에게 자유를 찾아주는 조건으로 협력하게 된다. 그들의 작전의 희생양으로 정해진 것이 바로 숙희. 하지만 히데코 또한 순수한 모습의 숙희에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계속 자기를 속이려는 작전을 강행하는 숙희의 모습을 보고 실망을 하고, 나무에 목을 매달게 된다. 하지만 눈치를 챈 숙희가 따라나오고, 숙희에게 결국 이 작전의 희생양은 너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에는 백작을 통수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3장은 백작을 속이는 것에 성공하는 내용이다. 백작이 줬던 아편을 술에 타 백작에게 역으로 먹여 기절시키고, 재산을 가지고 도주한다. 백작은 이모부에게 잡혀가 손가락이 하나하나 잘리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은 담배를 펴, 동반 자살한다. 한편, 히데코와 숙희가 사랑을 나누며 잘 지내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를 보면 다소 낯설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그 느낌이 결코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영화의 묘미 중 하나는 똑같은 대사가 두 번씩 등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 놈도 느리고 무르고 둔해졌구나'라는 대사부터, '제기랄'이라는 욕까지. 대사가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니, 이를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하나의 묘미는, 동성애라는 주제가 등장하지만 결코 거부감이 들지 않게 자연스레 다가온다. 동성애를 혐오하지는 않지만, 아직 진심으로 그들을 이해해주는지는 항상 의문이었지만, 영화 아가씨를 보며 그 미묘한 경계를 허문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숙희 역을 맡은 배우 김태리 양을 기억하고 싶다. 도둑질하는 작전의 참가자인 동시에, 사랑에 빠진 풋풋한 소녀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순진함과 교활함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숙희라는 캐릭터는 그녀의 연기를 통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더불어, 무명 배우임에도 상당한 수위의 베드신, 그것도 동성끼리의 베드신에 도전하고 그것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좋은 영화라면 모름지기 상상의 범위를 넓혀주는, 생각 확장의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가씨는 그러한 역할을 맡기에 충분했다.
왓챠 별점: ★3.7
내 별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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