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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홈(2014) 본문
라스트 홈(99 Homes) / 2014 / 미국 / 라민 바흐러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영화 중 하나.
영문 제목은 99 Homes인데, 포스터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99명의 집을 빼앗는 단 한 명의 자본가 계층을 의미한 이름이다.
불황에 수입이 변변찮아진 주인공 내쉬는 갑자기 집을 뺏기게 되고, 그는 자신의 집을 빼앗아간 카버의 밑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의 집을 빼앗는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게 되는 전형적인 과정을 그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영화에서 부자는 악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의 카버의 모습이 악일까?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왜 사람들이 집을 빼앗기는 것인지를 이해해야 하겠다.
영화에서는 이런 부분의 묘사가 쏙 빠지지만, 그는 돈이 없는 상태에서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았을 것이고, 임금을 떼이는 일이 많아지면서(이 부분에 대한 묘사는 있다) 대출금을 착실히 갚지 못하였을 것이고, 때문에 집을 압류당하게 되었을 것이다. 아니,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면 그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은 무슨 죄인가?
예를 들어 내쉬가 대출을 받아 2억짜리 슈퍼카를 샀는데, 대출금을 착실히 값지 못해 슈퍼카를 압류당하게 되었다고 하자. 누구 하나 동정을 할까? 사실 이 상황과 영화에서의 상황이 본질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한 가지 유일하게 다른 것은 주택은 의식주에 해당한다는 것. 이 때문에 동정심이 생기곤 한다. 가령 순진한 사람이 살기 위해 집을 샀고, 그저 자본가들의 금융 쓰나미에 휩쓸리게 된 것이라는 동정. 미안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식은 죄가 맞다. 집이라는 거대한 자산을 구매하려면, 최소한의 고려는 했어야 하는 것.
1차적인 문제는 결국 자기 수입을 생각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집값이 떡락할 것도 고려하지 않은 듯 하다) 내쉬에게 있고, 2차적인 문제는 내쉬의 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허가해준 금융기관에 있겠다. 사실 카버는 죄가 별로 없다. 카버의 유일한 잘못이 있다면 마지막 부분의 문서조작 부분일 것이다. 이는 확실한 잘못. 아마 큰 계약을 앞부고 눈이 돌아가버린 것 같다.
자본주의는 항상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 국채 금리가 2%이니, 돈이 1조원이 있으면 연 200억을 버는데 노동자가 아무리 벌어봤자 연 200억을 벌겠는가. 자본주의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복하기 참 힘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초중고때 이상한 거 가르치지 말고 금융 지식을 조금 가르쳐야 해소가 될 텐데, 의도적인 것인지 왜 그러지 아니한지 참 궁금하다.
영화에서는 단순한 감성으로 승부하면 안됐다. 차라리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비판하라. 돈을 가진 사람에게 동정심으로 돈을 나누어달라고 말하라. 정부에서 기본적인 복지로 의식주를 보장하라고 말하라. 다만 되도않는 감성팔이로 부자를 악으로 몰지는 마라.
마지막으로 어머님의 모습. 아무 생각 없이 정의감만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된다. '남의 집을 빼앗는 것은 나쁜 일이야'라는 공리를 세워놓고 그 위에서만 생각한다. 현실적인 대책 따위는 하나도 없다. 나와 사람들이 왜 집을 빼앗기게 되었는지 배경을 살펴보고, 이제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지를 침착하게 생각해야 한다. 감성에만 의존하지 말고.
왓챠 별점: ★3.0
내 별점: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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