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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2017) 본문
다운사이징(Downsizing) / 2017 / 미국 / 알렉산더 페인
좋은 주제로 많은 메시지를 주려 하였으나,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영화.
영화 속에서는 사람의 크기를 엄청나게 작게 줄여줄 수 있는 다운사이징 기술이 개발된다.
작아지는 것의 장점은, 역시 돈 문제이다. 먹는 양이나 물건의 재료가 적게 들어가다 보니, 호화롭게 생활해도 한달 생활비가 5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 것. 일반적인 서민이 그야말로 귀족처럼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환경에도 큰 좋은 영향을 준다. 30여 명의 사람들이 2년동안 살면서 나온 쓰레기는 고작 쓰레기봉투 하나 정도의 양. 작아져도 변함없이 생각하고,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만약 이러한 다운사이징 기술이 실제로 개발되고, 누군가 나에게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신체적 능력 자체가 약해지는데, 나는 다른 사람보다 약한 신체를 가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는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멋진 선택을 하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어떠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을 남과 비교하는 데에서 얻곤 한다. 영화의 주된 갈등은 여기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작아지려는 사람들을 고깝게 보고,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 영화에서 투표권 드립을 친 사람같은 사람이다. 물론 나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행복을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행복을 남들과 비교를 통해 얻지는 말자. 서로가 비참해지는 길이다.
이 부분까지는 영화가 굉장히 몰입감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약간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는 중간, 아내가 도망친다. 이 얼마나 멍청한 선택인가! 도망친 아내는 전화통화를 통해, 사람들이 자기를 우습게 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생각이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아내의 이런 선택은 그 둘 모두를 비참하게 만들어버린다.
이후, 작아진 모습으로 낙담한 채 살아가던 남편은 파티도 즐기고, 베트남 여성을 만나기도 하며 다양한 일을 겪는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큰 사람으로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과, 작아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남편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당장 세상이 멸망해버릴 것이라고, 지하로 대피해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무리가 등장하는 후반부는 다소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자아내게 한다. 마치 지하로 대피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 또한 웃기다. 사실 지구가 종말할 것이라는 이러한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은 너무 극단적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작중에 '세상의 멸망은 100년은 훨씬 넘어야 일어날 일이다'라는 언급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들을 등장시켰는지 다소 의문인 부분. 정말로 베트남 여자와 사랑을 확인하는 그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었을까..
굉장히 신선한 주제와 몰입감 있는 초반부를 보여주었으나,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했을까. 사공이 많았는지 배가 산으로 가버린 영화이다.
하지만 한 번 봐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을 정도.
왓챠 별점: ★2.7
내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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