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아이유 부동산 투기 논란 본문
아이유가 논란에 올랐다. 아이유가 구매한 건물과 토지가 GTX 광역철도로 인해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는 것이 주 요지였다.
아이유가 구매한 시기에는 그린벨트 지대였는데 아이유가 구매한 직후 해제가 되었다느니, 경전철 발표보다 먼저 정보를 알고 구매했을 것이라느니, 뭐 엄청나게 말이 많은데 팩트체크를 다 해보기는 귀찮기도 하니 중립적인 위치에서 지켜보아야겠다.
그런데 이를 보니 얼마 전 접한 기사가 떠올랐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강남 건물 구입해 대박난 연예인 7명 (https://m.insight.co.kr/newsRead.php?ArtNo=93156)
한 쪽에서는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부자가 된 연예인들을 다루는 기사가 뜨고, 한 쪽에서는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며 참 아이러니했다. 한 쪽은 투자이고, 한 쪽은 투기라서 그런가?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는지, 이 날 투기는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오랐다. 네티즌들이 투기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고 투기와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검색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투기는 뭐고 투자는 뭘까?
투자와 투기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공장·기계·건물이나 원료·제품의 재고 등 생산 활동과 관련되는 자본재의 총량을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활동을 투자라고 한다. 이에 비하여 투기는 생산 활동과는 관계없이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법에 있어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
라고 나와있다.
결국 무언가를 구입하며, 무엇을 추구했는지에 따라 투기와 투자가 나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애플의 주식 1주를 매입할 때 머릿속으로
"애플아 이 돈으로 스마트폰을 많이 생산해 돈을 벌어라"라고 생각했으면 투자이고,
"애플 주식 가격아 올라라"라고 생각하면 투기인 것이다.
두 행동의 결과는 완전히 동일한데(애플 주식 1주 매수로 인한 호가창의 매도잔량 -1, 판매자의 주식 1주가 구매자로 양도) 그저 머릿속에 있는, 실체도 없는 생각만으로 투자와 투기가 나뉜다니 참 웃기지 않은가? 그리고 두 행동의 결과가 같다면 왜 투기는 비난받아야 하는가.
첨언하여, 지식백과에서 제공한 저 기준도 참 애매모호하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케이스들을 보자.
"A는 여유 자금이 남아,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결심하고 근처의 부동산을 물색해보았다. 그 결과 건물 a가 추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되어, 건물 a를 구매하였다."
"B는 건물 a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건물 a를 구매했다."
"C는 여유 자금이 남아, 머리를 쓰기 귀찮은 나머지 여러 투자처 중 돌림판을 돌려서 건물 a를 구매했다."
"D는 건물 a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건물 a를 구매했다."
주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A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애플 1주를 매입하였다."
"B는 사람들이 애플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애플 1주를 매입하였다."
"C는 재무적 분석을 통해, 애플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애플 1주를 매입하였다."
"D는 애플 주식 가격이 많이 내렸길래 애플 1주를 매입하였다."
"E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특정 상황에서 70%의 확률로 주식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현재 그 상황이 왔기에, 애플 1주를 매입하였다."
다음중 투기를 한 사람은? 참 애매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거래는 거래 그 자체로 보아야 하지, 그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한 사람이 마트에서 밀가루를 1,000원에 샀으면 이는 그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1,000원이라는 가격에서 형성되어 발생한 거래일 뿐, 그 사람이 밀가루를 먹으려고 샀는지, 남에게 뿌리려고 샀는지, 그냥 밖에다 버리려고 샀는지는 시장에서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에서, 똑같은 거래를 발생시키는 투자와 투기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며, 비난받아야 할 이유 또한 없다.
투기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말도 접하였는데, 흠.. 글쎄다.
아이유의 매매행위는 해당 지역의 땅값을 유지(혹은 상승)시키는 데에 일조를 하였겠지만 이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걸까?
오히려 이러한 거래가 발생함으로써 형성된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적정가격이 아닌가?
사용하지 않을 건데 구매하는 것은 수요로 볼 수 없고, 진정한 수요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까? (아이유는 사용하기 위해 구매했다고 명시하였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을 것인데 구매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로 인한 차 가격 상승은, 생산자에게 유인조건을 주고 따라서 사회 전체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따라서 나쁘다고 볼 수 없고, 이 논리는 틀렸다.
그렇다면 토지는 한정된 자원이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토지는 의식주에 직결된 것이라서 그런 걸까? 이 부분까지 들어가면 상당히 어려워진다. 지구가 탄생할 때부터 있어온 토지에 소유권을 매긴다는 것부터.. 또 의식주는 필연적으로 인권 문제와 직결된다. 그럼 이는 경제학이 아닌 철학의 영역까지 얽히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여기까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들의 막대한 부를 보며 오는 질투심에서 오는 맹목적인 비난일 듯 하다.
만약
아이유가 만약 GTX 광역철도에 대한 정보를 어떠한 경로를 통해 미리 접했다면?
이는 논란이 될 만 하다. 왜냐하면 전국민이 '강제로' 내는 세금을 통해 진행된 사업을,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먼저 접해, 혼자만의 '이득'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공익을 위해야 하는 정부 사업이, 누군가만을 이롭게 하는 사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는 알 수 없다. 아이유와 정부 관계자 사이의 통화가 공개되었으면 모를까.
그러니 항상 국책사업은 잘 좀 하고, 공공의 돈인 세금은 빼돌리지 좀 말고, 우리 모두 한정된 자원인 땅을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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