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수리산 등산 본문
오늘은 수리산 태을봉을 올라갔다.
어릴적부터 많이 가봐서 이제는 눈감고도 간다.
그런데 가보니까 길이 조금 바뀌어있었다.
분명히 평소에 가던 길로 간다고 갔는데 무슨 암벽등반하는 것 마냥 처음 보는 길이 나타나서 참교육당했다.
무슨 이상한 돌탑도 생겨있었다.
꼭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와트같이 생겼다.
다 올라가니 태을봉 전망테크가 생겨있었다.
이것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도립공원이 되면서 시에서 힘을 많이 쓴 것 같다. 전망이 아주 좋았다.
아침에 미세미세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종일 최고로 좋다고 해서 신나게 올라갔더니,
오후에는 나쁨으로 바뀌어있었다. 인생은 속고 속이는 것의 연속이라고 하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도시가 참 뿌옇게 보였다.
저런 먼지 속에서 살고 있었다니 경각심을 가지며 집에 가면 진공청소기를 한번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시쪽 경치만 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반대쪽 경치도 끝내줬다.
특히 돌산이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 같아 바로 뛰어갈 뻔 했다.
아무래도 내 인생의 마지막은 산에서 헤매다 죽는 것일 것 같다.
태을봉 정상에서 인증샷.
정상 부근을 가니 아재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아주매들은 수다를 떨고 계셔서 보기 좋았다.
산을 올라서 기분좋아서 술을 마시는 걸까 아니면 술을 마시려고 산을 오르는 걸까.. 내 경험상 후자다.
내려가다 또 방향을 잃었다. 뭔가 익숙한 이름인 노랑바위가 나왔다.
바위가 노란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노란색 바위가 어디 있겠습니까
전설 때문에 노랑바위인 것 같다. 사실 바위가 하도 많아서 뭐가 노랑바위인지도 모르겠다.
다 내려오니 약올리는 것처럼 지도가 있었다.
나처럼 헤매지 말라는 의미에서 한명이라도 보라고 지도도 찍어왔다.
딱 내려오자마자 비가 내리더니, 우박이 떨어졌다. 산에서 얼음덩이 맞을 뻔 했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평소에는 타이밍이 안좋고 길을 가면 항상 역풍이 불기로 유명한 나였는데, 휴학을 하고 나니 타이밍이 잘 풀리는 걸 보니 휴학 생활은 평탄하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