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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크롤러 (2014) 본문
나이트 크롤러 (Nightcrawler) / 2014 / 미국 / 국 / 댄 길로이
이 영화는 미쳤다. 그 어떤 다큐멘터리라도 이렇게 피부에 와닿도록 오늘날의 타락한 언론의 모습을 그려내기는 힘들 것이다. 영화는 2014년에 개봉하였지만, 2019년 현재 SNS나 유튜브 등 더욱 다양해진 언론과 매체는 이 영화에서 그린 모습에 근접해 가는 것만 같다.
주인공인 루이스는 그야말로 잉여인간이자, 사회의 암덩어리다. 허구한 날 하는 일은 도둑질로 근근이 먹고 사는 것. 하지만 그는 우연히 교통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사람들이 몰려와 영상을 촬영하고는, 그 동영상을 팔아 먹던 것을 목격하게 된다. 돈 냄새를 맡은 그는 그날로 자전거를 훔쳐서(...) 카메라와 경찰 무전기를 구입한다.
그가, 그리고 그가 거래하는 방송국에서 원하는 영상은 최대한 자극적인 영상, 그리고 대중들에게 많이 소비될만한 영상이었다. 그 때문에 최대한 자극적인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짬이 쌓일수록 점점 대담해져 가다 결국 도를 넘게 된다.
그 시초를 알린 건 총격이 발생한 집에 몰래 들어가서 영상을 촬영한 것이다. 이 때 처음으로 사건현장의 조작도 강행했는데, 냉장고에 붙은 가족사진을 총알자국의 근처로 옮겨서 더 안타까운 모습으로 연출하였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하였던가. 그의 행동은 점점 심해져, 교통사고가 난 곳에서 부상자의 위치를 옮기더니, 급기야 경쟁자의 차를 고장내 교통사고도 발생시키고 경쟁자도 제거하는 나름의 일석이조의 행동마저 행한다.
결국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무전을 듣고 사건 현장에 경찰보다 빠르게 찾아가게 된 그는, 생생한 영상과 함께 범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지만 정보를 숨긴 채 더 큰 이벤트를 준비한다. 범인들이 체포되는 장면을 더 극적으로 담고자 했던 것으로, 다음날 범인들이 도심의 식당에 도착했을 때 그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다. 어쩌면 막았을 수도 있을 사고.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일으킨 사고. 그 대가로 자극적인 영상을 건지는 데 성공하며, 방송국 편집장은 그에게 "대단하고 고맙다"는 말을 건낸다.
결국 영화는 어엿한 회사도 차리며 사장으로 사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다소 씁쓸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서까지 건지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진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경찰에게 거짓된 진술을 한 것? 혹은 같이 일하는 인턴을 죽음으로 유도한 것?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지 않은 것?
주인공인 루이스는 어쩌면 사회로부터 만들어진 필요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들은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대중들이 몰리는 곳에 돈이 따라오니 방송국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 않은가. 매월 1월 1일에 연례행사마냥 터지는 디스패치의 열애설. 그 취재를 보고 있자면 스토킹이 아닌지, 범죄가 아닌지 의심이 들지만 어김없이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맡아놓은 당상이며, 디스패치는 유명해져만 간다. 수많은 기레기들은 낚시성, 어그로성 제목의 기사를 배설하지만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의 조회수가 보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항상 더 큰 자극을 원한다. 그리고 좋든싫든 이러한 자극적인 컨텐츠를 만들거나, 유통하는 사람들이 많은 부를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옛날부터 막장 컨텐츠로 한탕 챙겨온 신태일, 철구 같은 사람들이 그랬으며, 지금 유튜브의 페미 논쟁이나 수많은 양산형 ~~TV 같은 채널들이 그러하다. 우리 스스로 의식해서라도, 이러한 자극적인 컨텐츠에서 약간은 멀어져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열연을 펼쳐준 배우 "제이크 질렌한"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을 쳐다보는 그의 섬뜩한 눈과 뭐같은 논리를 펼쳐대는 뚫린 입을 꼬매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그의 사이코패스적인 연기는, 화가 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
왓챠 별점: ★3.7
내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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